3. 주민 열 분의 이야기
7) "허허벌판에 이룬 삶의 터전" ------------------------- 박○○
1947년생
마산회원구 회원동 672-22
날짜 : 2015년 1월 8일
장소 : 관룡사
- 반갑습니다. 예전 이 동네 이야기를 해 주십시오.
= 옛날에는 이 일대가 거의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지금 현동에 가면 국화밭 있죠? 거기 비슷한 모습이었는데 여기는 특별한 게 아무 것도 없었어요.
무학상가 있는 그 근방에 옛날 주택 부서진 데 있죠? 여러 집 있습니다. 거기는 별로 변한 게 없습니다.
그쪽에 국화밭이 형성되어 있다가 저쪽 현동으로 가버렸거든요.
- 지금 무학상가 위쪽에 국화밭이 있었다는 거지요?
= 그쪽으로 있었고 주택도 쭉 있었어요.
- 다른 분 얘기 들으니까 미나리꽝도 있었다고 하던데요?
= 그쪽에 좀 있었어요. 그리고 지금 이 일대에는요 보존할 게 하나도 없어요. 전설이라든지 그런 것도 없어요.
이 밑에는 예를 들어서 2지구 같으면 정자나무가 있는데 그 유래가 있어가지고 보존할만한 게 되지만 이쪽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여기는 우리 서민 생활 있죠? 그대로 입니다.
- 예. 이 동네는 서민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지요.
= 서민들 동네이기 때문에 건물 자체가 그대로입니다. 그러니까 변한 게 있어야지요.
예전에는 앞에 이 도로도 없었거든요. 큰 도로 여기도 골목이었거든요. 이 위에 우리 지구에는 안들어가는데 교방초등학교 못가서 오른쪽 편 거기도 집이 몇 채밖에 없었거든요.
육일약국 하고 교방초등학교 중간에 거기는 옛날에 아무 것도 없었고 허허벌판인데 집 몇 채만 지어져 있었거든요. 이쪽 밑으로는 국화밭이 있었고...
- 그러니까 국화밭이 있고 할 때에는 70년대 이후이겠네요?
= 그렇겠네요. 그래 내가 공직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아는데 그때 아무 것도 없었어요.
예를 들어 저 밑에 같으면 오백번지는 난민촌이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허허. 여기 우리 아파트는 옛날에 야산에 돌밭이었습니다.
- 동네 옛날 이야기 들으러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하나만 여쭤 보겠습니다. 이 위를 앵지밭골이라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 동네는 뭐라고 불렀습니까? 회원동 말고 옛날 사람들이 부르던 이름이 있었습니까?
= 이 동네는 내가 알기로 특별히 부르는 이름이 없었어요.
예를 들어서 석전동은 옛날에 봉오재라 했고 회성동을 살구지이라 했거든요.
- 옛날 교원동사무소가 어디 있었습니까?
= 자이아파트 있지요? 그 바로 뒤편에 있었습니다. 거기가 전부 조그만 주거지였지요.
그 동네는 난민촌 비슷했어요. 그 다음에 도랑 있지요? 도랑 옆에 거기도 전부 교원동이었어요.
- 그리고 여기 못산이라고 있었다고 하던데요?
= 이 다리 밑에 조그만 못이 있었다고 합디다. 옛날에 이 도로 밑이 못이었어요. 하천 이쪽에 간판집 그 밑이 못이었어요.
그래 조합에 김상열 이사 있죠? 거기 가서 물어보면 됩니다.
내가 공직생활을 했는데 교방동 교원동 일대를 훤히 압니다. 그래 김상열 씨 자기 집이 못산쌀집을 했어요.
- 앤지밭골에도 옛날부터 사람이 살았습니까?
= 조그만한 목장이 있고 사람도 살았습니다. 지금도 목장 있어요.
우리 신도가 거기서도 오기 때문에 압니다. 그런데 회원2동은 재개발 하는데 그런 게 아무 것도 없어요. 뭐 보존한다는데 할 게 있어야지 내놓고 할 게 없습니다.
- 예. 그럼 못산이란 여기는 사람들이 좀 모여 살았습니까?
= 나는 그때는 모르죠. 태어나기도 전인데 거기가 못이라는 것만 들었죠.
- 이 밑에 598번지 일대에 공영주택 있지 않습니까? 그 일대에 옛날에 미나리꽝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 여기가 못이기 때문에 거기에 미나리꽝이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교방초등학교 뒤쪽 있죠? 그 오른쪽에는 옛날에 자갈밭이었어요. 집 다섯 채 있었는데 길이 포장도 안되고 질퍽질퍽 하이 그랬어요.
- 여기 회원동이 옛날에 국화재배로 유명했다고 하더라고요?
= 예. 그래요. 여기 옛날에 시의원 했던 염 의원 집 앞이 전부다 국화밭이었어요.
국화밭 앞에 우리 집이었거든요. 허허허.
- 그럼 절 여기 지었을 때는 주변에 집이 많이 없었겠네요?
= 많이 있었죠. 옛날 집은 밑에 그대로 있어요. 밑에 가보시면 천막 덮고 부서진 집이 여러 채 있어요.
거기는 옛날 그대로입니다. 그게 제일 오래된 집일 겁니다. 또 그 밑에 무학아파트 있죠? 거기도 제일 오래됐습니다.
- 예. 지나다보니까 물이 새고 그렇더라고요.
= 그것도 처음 짓고 나서는 잘 지었다고 막 그랬습니다.
그리고 여기가 다 주공아파트였거든요. 여기 주공아파트 선 자리 이 밑으로는 뭐 없었어요. 이름있는 그런 게 아무 것도 없어요.
2지구 같으면 오백번지 나래비집, 또 정자나무 그런 건 유명하지만 여긴 아무 것도 없는데요.
국화밭도 그전에는 미나리 하다가 국화 심은 겁니다. 미나리밭 하다가 국화 심고 그 다음에 집이 들어서고 그랬습니다.
- 여기 절은 원래부터 여기 있었습니까?
= 짓고는 바로 들어왔습니다. 여기 못이 있었다는 것도 우리 절에 나오던 나이 구십 넘은 사람들한테 들은 겁니다.
지금 여기 사람들은 모릅니다. 다 객지 사람들이거든요.
옛날에 내가 공직에 있을 때 이 동네 오면 신발 다 버리고 그랬어요.
왜 그런가 하면 비가 와서 땅이 질퍽질퍽 한데 신발에 흙이 붙어가지고 엉망이 되고 그랬거든요.
하하하. 여기가 그랬던 곳입니다. 그때 비하면 엄청나게 변했지요.
- 예.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 글은 창원 소재 '도시문화콘텐츠연구소'에서 펴낸 창원시 마산 회원1지구 재개발사업 ‘마을흔적보존사업 실행계획서(2017)’ 중 발췌한 것이다. 지금은 이미 고층 아파트 단지가 되어버린 이 재개발 지역의 변천과정과 그곳 사람들의 생활에 대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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