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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철도를 통해 본 마산의 도시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7.
〈경부선과 같은 해 개통된 철도 마산선〉

1899년 마산은 열강에 의해 개항되었다.
개항장 마산은 러시아와 일본의 야욕이 노골화 되었던 치욕적인 역사 현장이었다.
이들 두 제국은, 서로 먼저 대한해협의 군사적 요충지를 확보하기 위해 마산을 무대로 갈등을 빚었다.
러일전쟁 종전으로 세력 다툼이 끝나자 이 도시의 운명은 일본의 손아귀에 들었다.

마산에 철도가 처음 개통된 것은 바로 그 즈음, 1905년 5월 25일이었다. 경부선 개통과 같은 해였으며 ‘마산선’이라 불렀다.
원래 마산선은 1904년 1월에 영남지선철도회사가 착공한 마산포와 삼랑진 간 철도였다.
영남지선철도회사는 한국정부의 외부참사를 지낸 바 있는 부산 태생의 박기종이 황족인 완순군 이재완을 앞세워 1902년 6월 한국정부 농상공부 대신으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은 회사다.
이처럼 한국인에 의해 설립된 철도회사를 일본 군부가 러일전쟁을 빌미로 그 사업권을 강제 접수한 다음, 자국의 중요 인력을 동원하여 개통시킨 것이다.
이 때 철도노동자와 함께 일본 창기(娼妓)가 이 도시에 들어왔으며 철도건설에 힘입어 한 때 건설 붐이 일기도 했다.

개통 직후에는 군용철도로 사용하였으나 같은 해 11월 1일부터 민간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산선의 종착역이었던 마산 역은 일본인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조계지 가까운 곳에 설치하였다.
그러다가 1910년 7월 5일 한국인들이 모여 살던 마산포 인근, 즉 현재의 상남동에 구(舊)마산 역을 개설하였다.
구(舊)마산 역의 위치는 현재 중앙로의 6호 광장자리인데 개설 후 67년간 사용하다가 1977년 12월 폐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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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의 개통은 마산의 도시화를 촉진시켰으며 일본열도와 한반도 내륙을 연결하는 도시기능도 갖게 하였다.
마산선의 철도건설공사는 전(全) 5공구로 나누어 일본인들에 의해 시행되었는데 이 과정서 한국인들은 단순노무자로만 참여했다.


〈진주와 호남까지 연결한 철도 경남선〉

마산선이 개통된 20년 뒤, 진주 방면으로 연결되는 또 하나의 철도가 놓였다.
경남선이라 불린 이 철도는 사설(私設) 조선철도회사에 의해 마산과 진주를 잇는 대 공사였다.
1923년 12월 1일 마산과 군북 간을 우선 개통했다가 2년 뒤인 1925년 6월 15일 진주까지 연결되었다.
당시 사설철도 건설은 자국의 유휴자본을 식민지에 투자함과 동시에 식민지 기반시설을 확충한다는 두 가지 목적으로 일본 정부가 나서 적극 장려한 정책이었다.

경남선은 마산 역을 시발역으로 북마산, 중리, 산인, 함안, 군북 순의 역이 있었으며 기존의 마산선과 함께 도시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축이 되었다.
이로 인해 인근 함안․군북의 농촌 지역이 마산 권역으로 편입되었다.
또한 북마산 역 주변인 상남동과 교방동 지역에 역세권이 형성, 새로운 상권이 생겼을 뿐 아니라 마산을 호남지방과도 연결시켜 주었다.
철도 건설공사에서 생긴 흙은 마산만 매립공사에 사용하기도 했다.

1931년, 조선총독부는 식민지 철도 정책을 변경, 전국의 사철을 국유로 흡수하면서 70㎞ 경남선도 국철로 변했다.
철도의 명칭도 기존의 마산선과 경남선을 합쳐 경전남부선(慶全南部線)으로 개칭했으며 마산선과 경남선의 시발역이던 마산역은 통합 경전남부선의 중심 역이 되었다.


〈요요히 남은 격랑의 흔적 임항선〉

북마산 역 부근에서 소년시절을 보낸 필자는, 설 추석 전날 진주 방면으로 향하는 기차의 그 기이함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마치 안이 꽉 차 밖으로 터져 나온 것처럼 기차문 밖에 고향 가는 사람들이 뒤엉켜 붙어 있었다.
지붕 위에 올라앉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유난히 흰 옷 입은 사람이 많았는데 기차가 출발하면 어린 내 눈에 마치 거대한 사람덩어리가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가족을 떠나 이 도시로 온 그들에게 북마산 역은 고향으로 통하는 큰 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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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경 북마산역



1970년대, 수출자유지역과 한일합섬 등에 힘입어 도시지역이 팽창하고 인구가 증가하자 한 때 도시 성장의 상징이었던 두 철도가 오히려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도심을 관통하던 철도를 변경, 외곽지역에서 도시를 경유하는 형태로 바꾸는 공사가 대대적으로 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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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3역통합역 건설현장


이 과정에서 기존의 세 역이 없어지고 하나로 통합되었는데 그 결과가 1977년 12월 16일에 개통된 현재의 마산역이다. 이름 하여 ‘삼역통합’이었다.
이 때 1905년부터 마산을 횡단했던 철도 마산선은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고 철선은 자동차가 다니는 길로 변했다. 부림동과 합성동을 잇는 중앙간선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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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때 경남선이라 불렀던 현재의 임항선 철도는 항만과 내륙을 연결하는 산업용 철도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철거하지 않았다.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던 북마산역도 그 때 사라졌다. 하지만 그 번성했던 흔적은 쇠로 만든 육교와 함께 지금도 남아 근대기 이 도시가 겪었던 격랑의 시간들을 회상케 한다.

도시 복판에 요요히 누워있는 이 두 가닥 쇠길 위로, 지난 세월 얼마나 많은 애환들이 오고 갔을까.

2009/07/23 - [도시 이야기] - 도시를 가로지르는 녹색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