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마산 태풍매미추모공원에 열린 마산만 매립반대 촛불문화제에 다녀왔습니다.
주위의 푸른녹음과 한낮의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바닷바람, 아름다운 통기타 선율은 마치 흥겨운 공연장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한 측에서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딱딱한 집회같은 분위기를 깨려고 노력한것 같았습니다.
즐거운 행사 분위기와는 반대로 주제는 참 암담합니다.
매립를 반대하거나, 매립이 불가피하다면 수변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오탁방지망 설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립공사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해양신도시 건설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본 블로그에서 허정도교수님이 몇차례 다루었기에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안타까운것은 도시의 운명이 좌우되는 지도가 바뀔 정도의 대형사업을 시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5,60명 정도의 인원 중 일반시민은 20명 남짓해 보였습니다.
또 그 중의 많은 수는 지나가다가 노랫소리에 이끌려 오신분들 같더군요.
시민들이 해양신도시 사업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있을수 없는 무관심입니다.
이는 구.마산시시절 부터 지금까지 해양신도시사업에 대해 단 한번도 시민들을 상대로 상세하고 투명하게 공개를 하지 않은 탓입니다.
개발독재시절에나 있을법한 밀어붙이기식 정책은 시민의 동의를 얻기도 힘들거니와 성공하기도 어렵습니다.
애초에 가포신항의 경제성에 대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혔다면 제역할을 못하는 신항이 생기지도, 시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지도, 준설토로 마산만을 매립할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도시의 근간을 바꾸는 정책은 한번 결정해서 시행되면 되돌리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우 신중해야하며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하지 말아야합니다.
확신을 위해 인문, 사회, 도시, 문화, 경제, 철학 등 모든분야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지루할 정도로 꼼꼼하게 검토하고 또 따져야 합니다.
그리고 검토결과를 모든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사업을 시행해서 얻게 되는 이익과 잃게되는 손해가 무언지 상세하게 설명해야합니다. 이런도시가 시민이 존중받는 성숙한 도시이며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도시들이 실제 행하는 정책결정방식입니다.
자그마한 건물을 하나 지을 때도 상세하게 용도를 정해야만 허가가 나고 공사를 할수 있습니다. 창원시가 해양신도시의 성공을 자신한다면 복합비즈니스타운 등 애매한 용어로 혼돈을 줄것이 아니라 정확한 계획을 수립하고 마산만 매립과 신도시건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도시, 환경, 경제성 등 모든 문제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일이 우선일것입니다.
'오늘의 도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더운 여름, 도시전체가 물놀이터로 변신 (0) | 2012.08.08 |
---|---|
조선총독부가 대한민국정부의 전신? (0) | 2012.07.18 |
도시에 대한 생각도 바꿀 때가 됐는데 (6) | 2012.06.20 |
창동에서 '마을만들기 전국대회'가 열립니다. (0) | 2012.06.06 |
마산만 매립해서 땅 장사하려는 기업들 (0) | 2012.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