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꽃의 도시, 마산 2>
마산은 술 생산량에서도 이름이 높았지만 더 유명했던 것은 마산 술의 품질입니다. 마산 술의 향과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마산 술이 얼마나 유명했는지를 알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소개합니다.
식민지 시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술은 나다자케(灘酒, 탄주)였다고 합니다.
「나다자케(nadazake)」는 일본의 효고켄(兵庫縣)의 나다(灘)지방에서 나는 고급 청주를 말합니다. 지금도 생산되는 일본 고급 전통주입니다.
「나다자케」가 생산된 것이 1624년이라는 설도 있지만 실제 그 기원은 그로부터 훨씬 더 오래전인 14세기경이라고 합니다.
문헌에 의하면 무로마치(室町: 1338-1573)시대에 이미「僧坊の酒(승방의 술), 酒屋の酒(술집의 술)」이라고 불렸다고도 합니다. 가히 일본 최고의 술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산 술이 이 나다자케에 필적할 만 하다고 했으며, 만주에서는 마산의 술이「조선의 나다자케(灘酒)」라고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고 합니다.
직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대로 맑고 깨끗한 물과 술 빚기에 적당한 좋은 기후, 그리고 질 좋은 쌀, 삼박자 덕 아니었겠나 싶습니다.
「나다자케(灘酒)」급이냐, 아니냐, 라는 말을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마산 술이 그만큼 특별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꽃에 대한 이야깁니다. 정확히 말해 '벚꽃'에 대한 이야깁니다.
1908년 삼증(三增)이사관이 신마산에 살던 일본인 유지들과 협의하여 동(洞)의 명칭을 일본식인 정(町, 마찌)으로 명명하고 정(町)의 경계를 획정하는 과정에서 어린 벚나무 5천 그루를 가로 양쪽에 4칸마다 심었던 사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자료를 종합해 보면 삼증 이사관이 벚나무를 심기 이전부터 마산에는 벚나무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봄철이 되면 마산 전역에 벚나무가 만개하여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는 기록이 여기저기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증 이사관에 의해 식재된 창원천 좌우도로의 벚나무가 가장 아름다웠다고 전합니다. 일본인들이 남긴 기록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장전 순(長田 純)과 고수마공(高須瑪公)이 쓴 『마산현세록』에 의하면 당시 창원천의 벚꽃은 4월 7일경부터 피기 시작하여 10일, 11일에 70% 개화하고 13, 4일부터 만개하여 17, 8일 경까지가 절정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창원천(옛 마산시장 관사 앞을 흐르는 하천. 대곡천,대곡하,마산천 혹은 일화계라고도 불렀음)의 맑은 물 위에 떨어지는 낙화가 일품이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이 부근에 앵정(櫻町, 사쿠라마찌, 벚꽃동네, 현재의 문화동)이라는 지명도 있었습니다.
당시 마산에서 가장 유명했던 요정 망월루가 창원천변에 있었습니다. 경남신문 조용호 기자는 마산개항 100년을 맞아 특집 기획기사로 연재한『마산개항백년』1999년 4월 5일자에서, 망월루 주인의 딸이었던 모쯔스키는 일본에 살면서도 최근까지 3-4년에 한번 씩은 신마산을 찾았는데 망월루 앞의 창원천 벚꽃을 그렇게도 그리워했다고 적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술과 꽃의 도시’ 마산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자료가 남아 있습니다.
1937년 마산부에서 관광안내서로 간행한「觀光の 馬山(관광의 마산)」이라는 리플렛의 표지입니다.
아래 사진이 그것입니다.
일본인들에게 마산을 소개하기 위해 마산부가 만든 이 조그마한 인쇄물에는 마산을 둘러싸고 있는 무학산과 마산만, 그리고 다도해의 섬과 마산만을 출입하던 수많은 선박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 명주(銘酒)라고 적힌 술통과 함께 만개한 벚꽃이 흐드러진 것을 묘사하여 이 도시 마산이 가히 「술과 꽃의 도시」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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