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경비대1 기억을 찾아가다 - 5 5. 한국전쟁기의 봉암동 Ⅲ - 미군들 우리들은 예사로 ‘할로’를 외치곤 했지만, 어른들이 인식은 많이 달랐었다. 특히 처녀들과 젊은 아녀자들에게 미군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어느 새댁은 야산에 끌려가 윤간당한 후 소나무에 목을 맸다느니, 어떤 처자는 사후에 아예 양색시(미군 상대 매음부)로 변신했다느니, 회원동 난민촌에선 미군의 횡포에 대들던 청년이 총 맞아 죽었다느니 하는 소문들이 참 한참 동안 끊임없이 들려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실제로 내 큰누님과 육촌형수가 집 앞 우물가에서 나물을 씻다가 둘 앞에 세우는 방구쟁이 차를 보고 혼비백산하여 집안으로 뛰어 들어온 일도 있었고, 언젠가는 그런 두 사람의 뒤로 두 미군병사가 따라 들어와 권총을 빼들고 아버지와 우리 형제들을 질리게 했던 일도 있었다. 그들로 .. 2017. 11.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