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강습소1 김형윤의 <마산야화> - 111. 일어 만능 시대 111. 일어 만능 시대 한말 나라 운명이 바야흐로 기울어져 갈 때 일어 열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당시 몇몇 출판업자들은 재빨리 일어강습 책을 출판했는데 왈(曰) 속수일어독본(速修日語讀本), 일어대성(日語大成), 일어대해(日語大海) 등으로 이름 붙여 도시보다 농촌 서당 출신들이 열독(熱讀)하였고 더벅머리 총각과 유처(有妻) 유자(有子)한 상투쟁이들이 삭발을 하고는 보통학교 상급생으로 전입학하기도 하였다. 대체로 한문 실력자들이라 한문만 가지고는 개명한 사회에 있어 낙오자를 면할 수 없었으므로 신식학교에 들어가서 산술과 일어를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우선 보통학교만이라도 졸업하게 되면 면 사무원이나 헌병보조원, 아니면 순사, 철도 역부도 골라서 할 수 있는 판국이요, 조금.. 2016. 9.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