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바다에 매립이 시작되다>
마산도시변천사는 매립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립은 마산의 도시규모를 키웠고 교통과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 때로는 도시중심권을 이동시키기도 했습니다. 매립이 지도만 바꾼 것이 아니라 마산시민의 생활까지 바꾸었습니다.
특히 근대도시 형성기였던 일제강점기의 매립은 마산도시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키쳤습니다. 그러므로 마산만 매립에 대한 이해 없이는 마산도시변천과정을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아래 두 그림 중, 왼쪽은 매립 전 자연상태의 마산만이고, 오른쪽은 현재 계획하고 있는 마산해양신도시(푸른 점 부분)와 가포신항만 일대에 계획된 매립까지 완공되었을 때의 마산만입니다>
일찍부터 마산이 항만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는 마산만 주변을 둘러싼 자연조건, 즉 내륙 깊숙이 들어온 마산만의 위치와 피항에 적합한 지형 때문입니다.
멀리 고려시대 조창인 석두창(石頭倉)과 일본정벌을 꿈꾸었던 정동행성, 그리고 조선시대 마산창(馬山倉)에 이르기까지 왕조시대 조정에서 마산항을 중시한 까닭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일제도 이 땅을 지배하면서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일찍부터 마산을 점찍었습니다.
일본과 한반도와 대륙을 연결할 수있는 중요 항구로, 자국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수탈의 대상으로, 전쟁 때는 후방의 병참기지항으로 마산을 이용했습니다.
따라서 일본자본가들에게 마산해안의 간석지는 손 쉽게 삼킬 수 있는 고급먹잇감처럼, 저비용으로 고수익을 올려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원시적 축적수단이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마산의 매립지 중 어느 한곳도 공공용지로 사용되었거나 도시발전을 위한 기반시설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눈앞의 이익을 챙겨주는 돈벌이의 수단이었을 뿐입니다.
중일전쟁 시기에 일제의 군수용품 수송부두을 건설하기 위한 대규모 매립도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은 일본 사기업과 개인의 돈벌이 수단이었습니다.
일제만 비난할 일도 아닙니다.
이런 사정은 해방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해방 후 우리 손으로 매립한 땅에서도 이 도시의 미래를 위한 공공용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든 매립지는 공장을 짓거나 분양해 돈만 챙겼습니다. 가장 최근에 매립한 구항과 서항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인들이 보았던 마산만과 해방 후 이 나라 지배층들이 보았던 마산만은 여전히 탐욕의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시행된 마산만 매립은 완공기준으로 개항기 4회, 1910년대 2회, 1920년대 3회, 1930년대 이후 15회로 총 24회 325,000평 규모였습니다.
그 결과, 갈대밭과 갯벌로 아름다웠던 이 도시의 해안선은 해방 때 전부 석축으로된 직선 호안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모든 매립의 주체는 조선총독부․마산부․기업․민간인 등이었습니다.
1회 매립 면적도 최소 100여 평에서 최대 10만 평 가까운 면적까지 다양했으며 한 사람이 세 번에 걸쳐 매립한 사례도 있습니다.
매립의 목적도 다양했습니다.
항만건설, 농지, 공장용지, 군용지, 철도용지를 목적으로 매립하기도 했고 기업과 개인에게 분양과 임대를 목적한 매립도 있었고 자신의 사업장을 확대하기 위한 매립도 있었습니다.
한 밑천 잡기위해 매립에 뛰어들었다가 막차를 타는 바람에 신세를 망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마산만 매립은 내용과 형식이 다양했습니다.
단 한 가지 공통된 점이 있었다면 그 주체가 모두 일본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개항 직후 한국인이 매립을 시도한 적은 있었지만 약해져 버린 국력 탓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회 부터 포스팅할 글에서는 매립에 대한 이야깁니다.
매립과정과 공법․비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하고, 도시변천과정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매립의 시기와 위치․규모․시행자 정도로 한정해 소개하겠습니다.
매립시기의 기준은 공사가 완공된 일자로 하며 완공일자는 토지대장의 기록을 기준하겠습니다.
일제기 마산매립에 관한 자료는 정부기록보존소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공법, 비용, 회의록, 설계도서 등 매우 구체적인 자료들이 남아있습니다.
개항 직후의 시기에 매립계획은 세웠지만 실제로 시행되지 못한 사례가 5건 있습니다.
그것들까지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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