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해
진해 땅은 원래 물이 동서남북으로 흐르고 뽕나무가 심어진 적적한 한촌이었으며 단지 바다에 면하고 있어서 반농반어(농사를 지으면서 어업도 함께 하는 일)로 사는 한인이 띄엄띄엄 살고 있을 뿐이었다.
해 저문 뒤의 풍경이야 황량하기 그지없고 저 멀리 흩어져 보이는 고깃배 불을 유일한 구경거리로 삼아 나날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러일전쟁 때부터 아주 중요시되는 곳이 된 연유는 앞에 진해만이란 세계에서 유일하게 좋은 항만을 가졌기 때문이다.
군항시설에 관한 발표가 있고 난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주목하게 되었다.
제1기, 제2기, 제3기에 이르는 시가지대하(市街地貸下)가 발표되자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전의 한촌(寒村)은 다른 곳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일대도시가 된 것이다.
말할 필요 없이 진해 땅은 풍광명미(風光明媚, 자연의 경치가 맑고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사자성어)하여 사계절의 경치는 풍요롭고, 기후가 온화해서 조선 내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의 별장지이다.
누구나 한번이 땅에 발을 디디면 돌아가기를 잊고 이사와 영원히 살기를 희망할 것이다.
"조선에도 이렇게 좋은 곳이 있더냐"란 말은 시찰자가 말하는 바이지만 과연 그럴지 아닐지는 지금부터 서술하는 바를 보시면 알 것이다.
바로 애기하려는 세계 제일의 군항, 상항(商港)인 진해만, 성공한 식민지 등 각 항목에 이르러서는 토지 그 자체에 값어치 있음을 알게 되며 아울러 앞날이 더욱 더 유망하리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
자기의 노력으로 성공을 노리거나 혹은 자재를 투하해 이익을 올리려는 사람은 토지의 값어치를 알 필요가 있다.
많은 분들이 논하는 바와 소생이 논설하는 바에 큰 차이가 없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글은 2022년 창원시정연구원이 1910년대와 20년대 진해의 모습을 담은 세 권의 책을 번역하여 하나로 묶어 낸 지역사발굴연구 교양총서 3권 『근대 문헌 속 진해』 중 『진해』 부분이다. 1912년 출간되었으며 저자는 스기야마 만타(杉山萬太)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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