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세(地勢)
진해는 웅중(熊中), 웅서(熊西) 양면의 일부이며 기후는 온화하고 땅은 비옥한데다가 풍치(風致)가 다채로운 곳이다.
해륙에 자연의 산물이 나오며 한국에서는 다른 유례가 없을 만큼 자원이 풍부하다.
지금 지형 개요를 설명하자는데 웅중, 웅서 양면의 동북쪽은 가파른 산들이 이어져 있고, 웅중면 동북 끝에는 장복산(長봉우리가 높이 솟아 있으며, 여기를 넘으면 즉 웅읍면(熊邑面)이다.
웅서면 동방에는 옛적부터 이름 높은 산성산(山城山, 야마시로야마)이 있다.
이 산성산에는 지금부터 약 4001년 전, 임진왜란(文祿慶長の役, 분로쿠게이조노에키)에서 우리 맹장과 맹졸들이 성을 지었던 흔적이 남아있다.
이렇게 삼방이 뾰족한 산에 둘러싸여, 오로지 남쪽만이 세계에 명성 높은 진해만인 것이다.
진해만은 이 주변 일대의 총칭이며 해안선의 곡절이 아주 심해 꼬부라지거나 긴 해변가의 수는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수심은 깊으면서도 맑고 현동만(縣洞灣), 재등만(齋藤灣, 아래 사진), 행암만(行巖灣)이란 삼대 양항(良港, 배가 드나들거나 머무르기에 좋은 항구)이 있어서 언제 대함거선들이 들어와도 넉넉하다.
웅중면 해중에는 섬이 몇 개가 있으며 북단에 있는 것이 모도(毛島, 게시마)라 하며, 서쪽에 있는 섬을 송도(松島, 마츠시마), 목도(木島, 기시마)라고 한다.
또한 남쪽에는 부도(釜島, 가마지마), 소율도(小栗島, 오구리지마) 등이 있다.
웅중면 행암 내에는 소죽도(小竹島, 고다케지마), 대죽도(大竹島, 오오타케지마), 화도(花島, 하나지마) 등이 점재하여 천연의 풍치는 아주 좋다.
진해만을 벗어나면 즉 동해, 하남면 (下南面)은 서쪽이 바다에 면해 나머지 삼방은 산에 둘러 싸여 있는 아주 궁벽한 곳이나 농업에는 적절한 땅이다.
이상의 면적은 동서 5리 18정(5里 18町 里=4km 町=110m), 남북 4리 20정(4里 20町)에 이르는 넓이다.
진해 신시가지는 웅중면 일부였던 곳을 총독부령으로 웅중, 웅서 각각 일부를 진해면으로 개칭시킨 것이다.
사족이 될지 모르나 현동(縣洞)이라 칭해져 있었음은 일부지역의 호칭에 불과하며 신시가지는 당연히 진해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이 글은 2022년 창원시정연구원이 1910년대와 20년대 진해의 모습을 담은 세 권의 책을 번역하여 하나로 묶어 낸 지역사발굴연구 교양총서 3권 『근대 문헌 속 진해』 중 『진해』 부분이다. 1912년 출간되었으며 저자는 스기야마 만타(杉山萬太)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
'역사속 도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해』(1912) - 4. 이상적인 시가지 (3) | 2024.12.16 |
---|---|
『진해』(1912) - 3. 시가지 (3) | 2024.12.09 |
『진해』(1912) - 1. 진해 (3) | 2024.11.25 |
『마산과 진해만』(1911) 제2장 「진해만」 - 제10절 행암만(行巖灣)과 덕산리(德山里) (3) | 2024.11.18 |
『마산과 진해만』(1911) 제2장 「진해만」 - 제9절 교육과 종교 (1) | 2024.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