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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마산항지(1926년) - 106 - 곤권(坤卷) / 제26장 내지인의 오락과 위안

by 운무허정도 2024. 7. 1.

제26장 내지인의 오락과 위안

 

1. 총포사냥(銃獵)

수렵 시기는 매월 9월 15일부터 다음 해 4월말까지 8개월 동안이며 면장(免狀) 발부 수수료는 직업이나 취미 관계없이 일체 금 20원이다.

출원자는 회사원, 관리 혹은 신원상 문제가 없는 상공인과 직업적으로 수련하는 사람들에게 많다.

전년까지만 해도 7원이던 요금이 본 년에 20원으로 껑충 뛴 이유는 출원자 수가 예년의 3분의 1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업적 수렵자는 기러기와 꿩, 오리를 목적으로 함안, 창녕, 고성 등 각 군으로 원정을 가지만, 취미로 하는 자는 마산만 연안 혹은 창원군 내의 산 중에 활동할 뿐이며 꿩, 오리, 비둘기 등을 첫째로 하고 기러기를 노리는 자는 아직 없다고 들었다.

많이 잡는 것으로는 메추리(아래 사진), 산꿩(白鵬), 까치, 참새 등이며 재두루미, 고니, 독수리, 매 등의 수렵은 풋내기에게는 어렵다고 한다.

 

단정학, 두루미, 산칠면조(능에(느시), 느시과의 겨울새로 기러기와 비슷하나 훨씬 큰 대형 새. 야안(野雁, ノガン)이라고도 부른다) 등을 선물 받을 때도 있는데 수렵이 금지된 새인지라 먹기도 민망하다.

일반적으로 두루미나 고니 종류는 기러기보다 맛이 없고, 기러기는 오리보다 맛이 떨어지니 박제로 만드는데 그 이름이 나 있을 뿐이다.

다만 산칠면조 만은 그 맛이 뛰어나 사육한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위에 언급한 새들 가운데 제일일 것이다.

짐승으로서는 여우, 노루, 토끼가 수렵의 주가 되고 때로는 멧돼지, 살쾡이, 일명 혈웅(穴熊)으로 알려진 오소리(貒) 등을 잡을 때가 있다.

노루는 사슴의 일종으로 작은 뿔이 있는데 그 고기는 조금 노린내가 나서 일상적으로는 먹지 않는다.

풋내기 수렵가들이 조직한 모임인 엽우회(獵友會)는 매년 한 번 현상금을 걸고 수렵회를 열고 그 잡은 것에 등급을 매겨 겨루며 또한 잡은 것을 요리하고 친목회를 개최하고 있다.

 

2. 물고기잡이(釣網魚)

물고기 잡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면면은 수렵하는 사람과 거의 겹치지만 실제 식탁에 반찬으로 하려는 사람, 반(半) 영업적으로 낚시나 그물을 치는 사람, 야간에 만내에서 붕장어를 낚는 사람 등은 아주 진지하게 물고기잡이를 하는 사람들이다.

나머지는 배를 저어 즐기는 한가로운 사람의 놀이로서 그물을 치는 사람들인데 잡은 고기로는 망둥어, 갈치, 보리멸, 도다리 등 작은 물고기들이다.

고기잡이의 양을 자랑하고자 하는 이는 멀리 진해만, 거제도 부근까지 원정하여 도미, 감성돔, 농어 등의 큰 것을 잡는다.

많을 때는 10관을 넘을 때도 있다 한다. 초겨울 냉기가 오면 낚싯대를 내던지고 다시 총을 메다가 수렵기간이 끝나면 또다시 바다로 돌아온다는 식인데, 해륙(海陸)의 천혜(天惠)를 듬뿍 만끽하는 마산 사람들의 행복은 그 얼마나 되는지 측량하기 어렵다.

 

3. 위안(慰安)

보통 위안으로서는 당구를 한다, 바둑 장기를 둔다, 요오쿄쿠(謠曲)를 읊는데 다수는 간제류(觀世流), 소수는 기타류(喜多流), 호쇼류(寶生流)를 읊는다, 검도 유도를 한다는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모두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세상은 구기(球技) 즉 공으로 노는 운동의 전성시대가 되어 청년들은 관민, 회사원 관계없이 전부 스포츠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각 관서, 학교 혹은 회사에서 터가 있는 곳이면 경기장을 만들어 팀을 편성하지 않은 데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마산항민 일반이 위안 행사로 제일 고대하는 것은 매년 가을에 열리는 마산소학교 및 고등여학교의 대운동회이다.

관중은 이에 맞추어 옷도 새로 갖추고 식사 때의 반찬 만들기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소학교의 운동회 때에는 이틀 전부터 관람석의 쟁탈전이 벌어져 좋은 자리를 노리는 자는 일찍부터 담요를 깔고 밤에 음식물을 날라와 자리를 지키도록 하고 또한 술도 마셨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청년회 혹은 점원 위로회 등의 각종 운동회가 개최됨에 따라 관람석 쟁탈도 많이 완화되었으며, 또한 관람석에는 차와 과자만 허용되고 식사와 술은 교내로는 제한되었기 때문에 사고 발생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위의 행사 이외에 매년 봄과 가을에 있는 마산신사 제례와 매년 4월 10일 전후의 각 동네 각 단체의 벚꽃구경 놀이와 등산이 재미있다.

초봄에는 햐쿠닌잇슈(百人一首)란 와카가루타(和歌骨牌, 가루타(カルタ, 骨牌). 작은 장방형의 두꺼운 종이에 여러 가지 형상, 시구, 단가 등을 적은 것 수 십장을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고 그 집은 수에 의해 승부를 결정하는 카드놀이) 경기가 있지만 할 줄 아는 사람들만의 계절 놀이에 불과하다.

부인들 사이의 오락으로서는 마산부인자혜회(馬山婦人慈惠會)가 매년 봄 한번 총집회를 여는데 일부 나서기를 좋아하고 마음대로 하는 부인이 많아 화를 내는 사람도 많으며 더군다나 옷자랑을 다투는 듯한 데가 있어 오락, 위안이란 기회는 되지 못한다.

부인다운 가정의 오락으로서는 이케바나(生花, 꽃꽂이)가 유행하여, 사범(花匠)이 몇 사람이 있고 다들 이케노보오 혼케(池坊本家)라고 한다. 때때로 지쿠젠비파(筑前琵琶, 비파의 일종)를 치는 이가 있지만 경비가 많이 들어서 가계에 부담이 커 왕왕 제자가 적은 관계로 폐휴업하는 데가 나와 유행에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4. 연초의 의식

신년 첫날에는 마산부청에서 천황 사진에 배하(拜賀)하는 자, 마산소학교에 가서 정연하게 새해 인사를 하는 자, 공립학교는 모두 배하식을 거행해 끝나고 나면 관민유지는 소학교 건물 사이에 있는 뜰에서 명함 교환회를 열어 신년 축하주로 건배도 하고, 마산포 유지는 더 심하여 고토부키자(壽座)에서 명함 교환회를 열어 축하주 잔을 돌리는 것을 상례로 한다.

대문 앞에서 명함을 주면서 인사를 나누는 일은 해마다 줄어들고 1월 7일까지 행해지던, 새끼줄당기고 샤미센(三味線) 소리 내던 일이며 연말에 선물을 전하는 일도 드물게 되었다.

 

5. 우란분(蘭盆)

내지인은 8월 14일~16일의 사흘 동안 본마츠리(盆祭, 우라본우본사이같은 말 조상의 명복을 비는 불교 행사와의 하나로 지방에 따라 음력 7월 15일이나 8월 15일 전후로 열린다)를 모시는데 사원마다 이때가 한창 바쁜 때랍시고 스님들은 종파와 종지(宗旨)를 불문하고 가정을 방문해 독경을 올린다.

때가 끝나갈 무렵 사원에서는 삼줄기(麻柄) 등으로 쇼오레부네(精靈船)을 만들고 신도들이 다 모여 조상의 법명이 적힌 나무패를 헌납하고 함께 독경한 후에 일동이 다 해안으로 자리를 옮겨 해상에다 쇼오레부네를 떠내려 보내어 그것이 다 태우게 되면 분제(盆祭)가 끝난다는 흐름은 각 종파 다 똑같다.<<<

 

이 글은 창원시정연구원이 2021년에 번역한 『馬山港誌』(1926) 중 106번 째 것이다. 그림은 별도로 삽입하였다. 『馬山港誌』는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일본 문헌 중 가장 가치가 높은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저자는 앞서 게재한 『馬山繁昌記』와 같은 스와 시로(諏方史郞)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