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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100산-38 ; 진해 장복산

by 운무허정도 2022. 11. 5.

학봉산악회 통합창원시를 호령하는 진해 장복산 산행기

 

- 2022년 10월 30일(토) 창원시 장복산

- 참가회원 6명 : 정규식·신성기·신삼호(동승 차량)·손상락(개인 차량, 글쓴 이)·허정도

 

2022년도 산악인들의 한 해 절정이자 막바지로 시간은 흐르고 있다.

10월말 가을 단풍의 계절, 전국 유명한 단풍의 산과 계속에는 인산인해의 산악인들과 나들이객들로 북적인다는 소식을 연일 접하게 된다.

10월의 등산은 단풍으로 명성을 자랑하는 산을 오르는 것으로 한 해의 화룡점정을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학봉산악회는 단풍잎이 손짓하는 전국 방방곡곡의 명산을 뒤로 하고 우리의 생활 근거지에서 가장 가까운 창원시 장복산을 화룡점정의 장소로 정하고 단풍 명산을 탐방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마음 한 켠에는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장복산(582m)을 정복하기로 했다.

구(舊) 마산시에 삶의 둥지를 틀고 있는 회원들은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3.15아트센터에서 만나 장복산 창원 편백 치유의 숲 치유센터로 이동하고, 舊창원시에 있는 회원은 바로 치유센터에서 합류하는 것으로 해서 9시 30분에 산행 참가자 5명이 집결했다.

 

장복산을 오르는 코스는 다양하게있다.

우리 일행은 경사가 있는 단거리 코스보다 회원의 신체적 여건을 고려해서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쉬엄쉬엄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코스(누리길)를 택했다.

도시 근교의 산인지라 우리가 택한 코스는 많은 사람들이 편백숲 속을 거닐며 힐링을 즐기기도 하는 코스이기에 인간의 흔적이 많았다.

하지만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곧게 뻣은 빽빽한 편백숲은 순간 장관을 이룬다.

가을답지 않게 싱그러움이 넘치는 한참 동안의 숲길이다. 말 그대로 둘레길이다.

30분 정도 걸어 편백 숲을 빠져나오니 잡목들이 만추의 색깔을 알리듯 가을색으로 갈아입은 산능선에 오르게 되었고, 일행이 반가워하는 정자의 벤치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일행의 대오를 규합했다.

여기서 장복산 정상으로 향하는 산능선 길은 평이하다. 하지만 가을 가뭄에다 사람들이 많이 오간 흔적으로 등산화가 먼지를 덮어쓰게 하는 복닥거리를 길이다.

10분 정도 걸어 바위를 오르니 舊진해시가지와 舊마산시가지 그리고 창원 국가산업단지·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와 장복산을 정복한 것이 아닌 통합 창원시를 정복한 느낌을 갖게 하는 순간이다. 가까이는 마창대교도 멀리거가대교도 시야에 들어온다.

창원시민은 이런 기분을 느끼기 위해 장복산을 오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느낌으로 가을단풍이 학봉산악회를 손짓하는 단풍 명산을 뒤로 하고 장복산으로 가을산행의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자 위안일지도 모르겠다.

평이한 능선길을 한참 걸으니 마지막 상당한 경사에 바위가 군데군데 솟아 있는 장복산의 정상 산봉우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순간 회원들 각자는 무슨 생각이 뇌리를 스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뇌리를 스친다.

와~ 역시 장복산, 휴~ 어찌 오를까, 마·창·진의 시가지는 한꺼번에 호령할 것같은 장복산 등등. “휴~ 어찌 저기를 갈꼬”가 뇌리에 가득찬 회원이 않았을지도 모른다.

 

경사가 꽤 있는 마지막 정상을 향한 길은 바위를 넘나들며 제법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9시 30분에 치유숲 치유센터를 출발해서 정상에 오르니 10시 50분, 해발 580m 장복산을 거의 1시간 반 정도에 올랐다.

정상에 올라 사방으로 눈을 돌리니 마·창·진 시가지(아래 사진 순서대로 마산, 창원, 진해)는 한 눈에 들어와 창원의 중심적 산은 장복산이라는 생각을 더욱 진하게 했다. 회원들 중에는 팔용산과 장복산을 두고 중심적 산에 대한 갈등을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상에서 창원시 전체를 호령하는 정상의 느낌을 뒤로 하고, 언제가 정상을 정복한 후 기다려지는 점심 겸 간식의 시간을 위해 하산을 시작하며 적절한 장소를 찾아 나섰다.

정상에서 가까운 거리에 장복산을 찾은 객들을 위한 꽤 오래 전에 만든 정자를 발견하고, 십시일반 갖고 온 간식과 막걸리로 목을 축이며 공복을 달랬다. 여느 때와는 달리 하산길에 다리가 풀릴까봐 정상주를 사양하는 회원도 있었다.

이렇게 잠시 휴식과 간식의 시간을 보내고 11시 반경 정상부를 출발해서 하산길을 제촉했다.

하산길은 아주 평이하다. 오르는 길과 하산길 전체에 대한 고행스러움의 민원은 제기되지 않았다.

원점회기 코스이기에 마지막은 또다시 편백나무를 벗삼아 걸으며 12시 30분 경에 출발점으로 하산을 마무리했다. 

점심은 경화시장 인근의 돼지국밥 집에서 나누며 산행일정을 전부 마무리했다. 막걸리 반주가 없어 아쉬움을 남긴 마무리였다.

이렇게 2022년 가을단풍 산행은 막을 내리게 되었지만, 한 눈에 창원을 시야에 넣으며 창원의 중심산이 어디일지에 대한 새로운 정의에 대한 과제를 남기는 시간이었다.

다음 100산 탐방 산행은 어디로 해서 계속 이어질지 기대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