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기후
조선 속에서도 경상남도 일대는 기후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마산, 진해, 부산은 기후가 온화하며 어느 계절이나 한결 같이 내지와 다름이 없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 진해 땅은 마산과 부산 중간에 위치해 각 계절의 기후는 또렷이 나뉘어져 우량이 많지도 않고 바람 또한 강하지 않게 적절하니 참으로 살기 좋은 곳이라 하겠다.
동서로 길게 뻗어 있고 남북으로 짧으니 마치 한 일자 모양인데, 시가지는 언덕과 언덕사이에 있으며 단 남쪽 한정된 곳만이 재등만을 면하고 있을 뿐이다.
그 때문에 겨울에도 귀를 찢을 만한 센 바람이 불지도 않으며 여름에도 혹서로 쇠를 녹일 듯한 더위는 없다.
그는 전면이 바다인 반면 후방에 높은 산이 있어서 유명곡(有明谷, 아리아케다니) 깊숙한 곳까지 바람을 보내기 때문이다.
진해 땅을 가리켜 기후가 나쁘다는 자가 있다면 그런 사람은 겨울에는 열대에 여름에는 한대(寒帶)에라도 가서 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작자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지만 대륙성 기후라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이 비교적으로 길고 나머지 두 계절이 짧은 것 같은 감은 든다.
두툼한 솜옷으로부터 바로 엷은 홑옷으로 갈아입게 된다고 말하는 근거는 거기에 있는 것이다.
바로 겨울옷부터 여름옷으로, 여름옷부터 겨울옷을 갈아입을 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여름철에도 한 낮에는 내지와 같이 덥기는 한데 아침, 저녁은 냉기가 스며들어 와 잠시 싸늘함을 느끼곤 한다.
<진해 해수용장 (1910년대 후반)>
일반적으로 조선은 춥다거나 덥다고들 하는데 진해는 결코 그렇지는 않으며 지금 말한 대로이다.
추위와 더위를 얘기하게 되면 내지에서도 신슈(信州, 나가노현의 옛 이름) 같은 곳에서 자란 사람은 추운 맛을 느끼고, 류큐(流球, 오키나와현의 옛 이름) 같은 곳에서 자란 사람은 더운 맛을 알고 있음은 자명하리라.
아직 진해에 살기가 채 익숙하지 못했다는 사람도 내지보다 살기 편하다고 하는 분이 있으니 알아봐도 남음이 있는 노릇 아닌가.<<<
이 글은 2022년 창원시정연구원이 1910년대와 20년대 진해의 모습을 담은 세 권의 책을 번역하여 하나로 묶어 낸 지역사발굴연구 교양총서 3권 『근대 문헌 속 진해』 중 『진해』 부분이다. 1912년 출간되었으며 저자는 스기야마 만타(杉山萬太)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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