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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시이야기

도시 속 사격연습장

by 운무허정도 2024. 1. 4.

이 글은 1월 3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창원시 미군 사격장 확장공사 잠정 중단

시민 안전 위협한다면 이전이 근본 해법

 

2020년 4월 23일 전남 담양의 한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이 머리에 총알을 맞은 사고가 있었다골프장에서 1.4㎞ 떨어진 군 사격장에서 발사된 K2소총의 도비탄이 원인이었다. 

 

창원시에도 사격연습장이 있다. 팔룡산 북서쪽 일대의 미군사격장이다. 원래 면적은 129만 평이었으나 현재 40여만 평 사용된다고 한다.

국방부는 2023년 초 이 사격장의 확장 공사를 허가하였다. 이 사실이 지난 4월 인근 시민 민원으로 문제가 되었다.

당시 창원시는 확장공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창원시가 미군과 국방부에 확장 공사 일시중단을 요청했고,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도시 속 사격연습장을 즉각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결정을 지자체와 협의하지 않은 것은 소파(SOFA·주한미군지위협정) 위반이다. 그 뒤 국방부가 이 확장 공사를 '시설 보강 공사'라고 편의적으로 해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대규모 벌목을 동반한 시설 확장공사를 시설 보강이라고 축소한 것은 협정을 피하려 한 것이다.

결국 국방부는 사격장 확장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장소 이전을 포함한 합리적 방안을 찾고자 미군과 창원시와 협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마저 여론을 의식한 일시적 회피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문제가 된 사격장의 승인 총기류는 소총 외에 권총, 기관총이며 유탄발사기와 훈련탄, 산탄총도 있다. 그중 기관총 5.56㎜탄은 급속사격 때 분당 200발까지 발사되고 유효사거리는 800m, 최대사거리는 3600m로 알려져 있다. 안전장치가 충분하다 해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사격장 주변에는 초등학교·종합병원·대단위 주거지·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미군 사격장 문제는 한미행정협정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도가 나설 사안은 아니지만 주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다면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고, 창원시 의견을 들어 도가 할 일이 있다면 하겠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문제의 사격장은 1972년께 조성되었다. 창원 신도시가 계획되기 전이었다. 사격장 위치가 팔룡산을 기점으로 마산의 반대방향인 것을 보면 안전을 고려해 도시와 격리 배치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마창진 통합으로 탄생한 창원시 지도를 놓고 보면 사격장 자리가 전체 도시의 한복판이다.

미군 주둔도 이해가 되고, 군이 있다면 사격장도 어쩔 수 없다. 창원시보다 사격장이 먼저 자리 잡았다는 사실도 맞고, 주변 환경을 고려한 안전시설도 충분할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가 되었다. 사고 때문이 아니라 존재 자체만으로, 총소리만으로도 시민은 두렵다. 어떤 정치·외교적 이해관계보다 시민 안전과 생명이 우선한다. 진정으로 시민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안전 위협이 없는 곳으로 사격장을 이전하고 팔룡산 숲 전부를 시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비용과 이전 장소, 절차 등 어려운 문제가 한둘 아닐 것이다. 미국과의 군사적 문제까지 있으니 얼마나 어렵겠는가. 하지만 언젠가는 떠나야 할 시설이다. 그러니 지금 결정하자. 어려운 것 같지만 바꾸어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만약 지금 도시 한복판에 군 사격장을 신설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기존 사격장이나 신설 사격장이나 본질은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