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산업
토지에 생산물이 있느냐 없느냐는 그 땅의 소장(消長, 성쇠, 쇠함과 성함) 문제에서 결코 내버려 둘 수 없다는 것이 자명(自明)한 이치이다.
우리 진해는 생산물이 적은 지역, 즉 소비지이며 생산지가 아니라고 하는 자가 있지만 이는 사리에 어두운 사람이 하는 소리이며 소생은 찬동할 수가 없다.
진해만에서 나오는 어류는 조류 관계상 한난류 양류(兩流)에 서식하는 것들 모두를 망라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특히 많은 어류를 포획하는데 이는 고장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여유가 있으며 조선 내 여러 곳은 물론 일본의 각 지방에 수송하고 있다.
행암만 부두에 있는 조선해수산조합의 모범어촌이 완성됐을 적에는 놀랄만한 기세로 어획물을 만재한 어선들이 아침, 저녁에 출입함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것이 진해만에서 나오는 유일한 산물이 되어 빠짐없이 모든 방면에 수송되기에 이를 것을 믿어 마지않는다. 그 외에 육상에서도 농산물이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쌀과 보리가 그 주종을 이루며, 일 년 안의 산출액이 웅중, 응서 양면만으로도 과연 수만 엔이란 큰 금액이 되며, 덕산, 신덕리(新德里), 이동리, 양곡리(梁谷里) 등 각 지방에서 산출할 식염도 역시 놀랄만하게 막대한 것이다.
쌀, 보리 수확에 관해서도 내지인 농부가 이주해 오는 자가 날마다 늘고 있어, 문명적인 농법을 하고 그 모법을 한인에게 배우게 한다면 수입이 늘어남은 쉬운 일일 것이다.
식염 산출액 경우, 내지인 대자본가의 투자 경영을 보게 된다면 이것 역시 생각 이상의 증액이 초래될 것이다.
실제로 사사노상회(笹野商會)가 덕산 부근에 제염사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품질개량뿐만 아니라 산출액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 와서는 내지인이 경화동, 덕산 방면에서 과수와 채소재배에 종사하는 사람이 나오게 되었는데, 지질이 양호하니 앞날이 더욱 더 유망하다고 한다.
이러한 과수 채소 재배는 진해 일원의 수요를 충족시킨 연후에 다른 지방에 수송하게 될 것이다. 결코 비관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님은 모두가 주지하는 바이다.
이상은 표면에 나타난 산업을 논한 것에 불과하건만, 아직 숨어 있는 것들이 육지나 바다에 꼭 있을 것이다.
이러다 보니 내지 대자본가를 끌어들여 표면에 나타난 것이나 숨어 있는 것을 막론하고 진정으로 이익이 난다고 확신할 수 있는 사업을 경영하게끔 해야만 된다.
사업을 추진하는데 목전의 작은 이익에만 급급해 백년지계를 세울 수도 없는 자는 백만의 부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올 필요는 없다.
온다 한들 고장을 이롭게 하고 또한 자기에게도 이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을 수가 없다.
차라리 소자본가라도 괜찮으니 건실하고 인내심 있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이 글은 2022년 창원시정연구원이 1910년대와 20년대 진해의 모습을 담은 세 권의 책을 번역하여 하나로 묶어 낸 지역사발굴연구 교양총서 3권 『근대 문헌 속 진해』 중 『진해』 부분이다. 1912년 출간되었으며 저자는 스기야마 만타(杉山萬太)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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