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상항(商港)으로서의 진해만
진해만이 상항으로서의 가치가 있음은 전항(前項)에서도 설술(說述)한 대로이며 여기서 다시 말할 필요는 없을 줄로 안다.
현재, 내지에서 당항에 입항할 선박은 어느 것이나 다 부산을 거쳐 오는데, 가까운 장래에 시모노세키(下關), 모지(門司), 하카타(博多), 나가사키(長崎)의 각 항구에서 직항선이 밤낮 가리지 않고 수시로 입항하여, 오사카 상선(大阪商船) 같은 회사도 육상수송기관이 완비됨에 따라 꼭 입항하게 될 것이다.
기선(汽船) 입항이 얼마나 되느냐도 역시 항만 자체의 값어치를 가리키는 것이라 하겠다.
현재 진해만을 보라. 재등만(아래 사진), 행암만 두 곳에 숲같이 빽빽이 세워져 있는 돛기둥 그 수는 얼마인가.
이것만 보아도 상항으로서의 값어치를 알아차릴 수가 있을 것이다.
15. 물자의 집산
진해는 앞으로 물자 집산지점으로 크게 발전을 해낼 땅이라고 믿는다.
현재 쌀, 콩, 어류 등은 빈번히 다른 방면에 수송되고 있다. 장래, 진해가 물자 집산지점으로 어느 정도까지 나갈지는 좀 곰곰이 사고를 해야 할 바이다.
첫째, 진해-창원 간 철도, 창원-대구 간 철도가 개통을 보았을 때는 조선 전 지역의 물자 수송상황은 일대 전기(轉機)를 초래함은 자명한 일이다.
만약에 그 두 개의 철도가 명치 46년(1913) 말까지 개통되는 것이 사실이라면, 삼랑진에서 창원까지의 물자는 반드시 이곳을 거쳐 여러 곳에 수송되는 것이 편리함은 명백하며, 부산의 물자 수송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지 모른다.
대구에서 창원에 이를 부근의 산물이 경부선을 거치는 것보다는 운임 기타 관계상 창원에서 이곳을 거쳐 내지 기타 방면에 수송될 것임이 자명하다.
토지 사업이 하나도 일어서지 않더라도 철도 개통과 동시에 여러 곳에서 다른 방면에 갈 물자를 꼭 수송해 올 것이다.
또한 당지는 진해만내에 있는 각 어업근거지 어민들에게 모든 물자를 공급함에 가장 적절한 위치에 있다.
이들 어민 전반의 구매력만이라도 연간 무시 못 할 숫자가 된다.
현재는 마산, 부산 등의 상인이 각 어업근거지나 기타 어선에 쌀이나 일상필수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는 조만간에 진해상인 손에 의해 독점적으로 공급되어야만 된다고 믿는다.
단순히 그러한 관계로 인해 물자 집산지로서 무게를 두고 있음도 의심할 바가 아닐 것이다.
좌우지간 이점을 볼 때 마산, 부산보다도 발전해야 할 곳이라 믿는다.<<<
이 글은 2022년 창원시정연구원이 1910년대와 20년대 진해의 모습을 담은 세 권의 책을 번역하여 하나로 묶어 낸 지역사발굴연구 교양총서 3권 『근대 문헌 속 진해』 중 『진해』 부분이다. 1912년 출간되었으며 저자는 스기야마 만타(杉山萬太)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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