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7월 18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되었다.
정부가 전폭 지원하는 기회발전특구 경남1호가 고성군으로 결정되었다. 고성군 동해면 양촌·용정일반산업단지 일대 47만여 평이다. 경남도는 10년 넘게 방치되어있던 이 지역을 기회발전특구로 지정 받기 위해 오랫동안 사전작업을 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기업 유치에 힘썼다. 그 결과 SK오션플랜트가 해상풍력 특화생산기지 개발기금 1조원을 투자하기로 경남도와 협약하였고, 그 열매가 이번 지정이다.
기회발전특구는 자치단체가 대규모 기업투자를 유치하면 각종특례와 함께 정주여건까지 지원하는 현 정부의 정책이다. 교육발전특구·도심융합특구·문화특구와 함께 지역균형발전차원에서 추진하는 4대 특구 중 하나다.
투자를 약속한 SK오션플랜트는 SK오션플랜트 하부구조물 제조기업이며, 2026년까지 부지조성공사를 완료하고 2027년에 생산기지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31개 협력사들도 함께 입주할 예정이며 고용이 3~4천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고성군은 물론 도민들의 기대가 크다. 박완수 도지사도 “특구로 지정된 고성 양촌·용정지구가 세계 해상풍력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번 특구지정을 계기로 경남도는 해양관광산업을 비롯해 우주항공 및 방위·조선 기업수요를 고려한 새로운 구상도 준비 중이다.
풍력산업은 제조·설치·운영 관련분야가 기계·전기·토목·건축 등 복합적이어서 파급효과가 산업전반에 미친다.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효과도 높다. 그런 점에서 풍력산업을 경남의 새로운 미래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경남도의 정책은 옳다. 적절한 판단이고 사업의 미래도 밝다. 세계적 규모의 조선업 클러스터와 대규모 발전 산업체를 가진 경남이라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재생에너지산업은 경제활동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미래를 지켜나갈 에너지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따라서 해상풍력산업 지원계획과 함께 해상풍력에서 생산되는 청정에너지 사용에 대한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풍력발전산업을 키우겠다면서 석탄과 핵으로 생산된 전기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생산자 스스로 자기 생산물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큰 신뢰를 주는 것은 없다. 그래야 설득력이 있고 확장성도 있다. 재생에너지산업으로 성공한 세계의 많은 지역이 그렇게 했다.
지난 4월 17일 경남도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공표하였다. 이 계획에서 경남도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0.4% 감축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제시하였다. 또한 이 계획에는 ‘기후위기로 인해 지구촌 전체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고, 글로벌 RE100 선언은 기업의 구체적 행동을 촉구하며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명시하였다. 이와 같은 경남도의 에너지정책에도 산업으로서의 풍력발전과 사용에너지로서의 풍력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 맞다.
경남이 진정 세계적 수준의 해상풍력에너지 메카가 되기를 바란다. 해상풍력발전시설 제조업체의 산업조건도 세계최고 수준이고, 2천5백여km의 해안이 있기 때문에 풍력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도 아주 좋다. 이러한 사회·자연적 조건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이며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만한 생존기반이다.
우선 특구로 지정받은 고성군을 청정에너지 테스트 베드로 시작해보면 좋겠다. 신안군처럼 지역주민에게 에너지연금까지 지급한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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